이름마저 이쁜섬 금오열도 소리도 소룡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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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라도리 조회 253회 작성일 23-06-08 15:22본문
소리도 소룡단
여수 금오열도의 남쪽 끝에 있는 연도라는 섬은 이름이 참 이쁜 섬으로... 원래의 이름은 소리도다. 이쁘디 이쁜 소리도란 이름을 놔두고 왜 연도라고 지금은 불리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연도라는 지명은 군산에도 있으며 딱히 사람들 머릿속으로 들어오질 않는다.
솔개가 날아오르는 모습을 닮은 소리도... 굳이 한자 솔개 연(鳶) 자를 써서 연도라고 부를 이유는 없어 보이며, 좋은 우리말인 소리도로 통일하여 부르는 게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소리도는 소룡단이라 칭하는 길쭉하게 튀어나온 복잡한 해안지형이 백미이며, 국내 어느 섬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 소룡단을 용의 꼬리라 부르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소룡단이 용의 꼬리로 보이지는 않는다.
눈으로 그냥 보고 있으면 바다에 납작 엎드린 크로커다일 악어 같은 느낌이 난다. 소룡단의 지형은 악어의 등짝같이 복잡하고 울퉁불퉁한 형태를 가지고 있어 악어의 등에 올라타고 있는 느낌이 들곤 한다. 소룡단에 올라 팔짝팔짝 뛰면 놈이 놀라 꼬리를 하늘로 날리며 입을 좌악 벌리고 다시 깨어나지 않을까 하는 그런 생각....
또한 용의 등짝에 있는 소리도 등대는 1910년 세워진 우리나라 21번째 등대로 6각형 구조로 건립된 최초의 등대로 소룡단과 더불어 연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역할을 하고 있다.
소룡단으로 가는 길에 있는 덕포 마을은 안도의 동고지마을과 함께 국립공원 명품마을을 형성하고 있으며, 두 마을의 느낌은 거진 유사하다. 다만 동고지에는 마을 식당이 있어 방문객들이 예약을 통해 안도의 명품 정어리와 싱싱한 자연산 바다 것들을 먹을 수 있으나, 덕포 마을에는 매점도 식당도 없다. 연도에서 식당은 연도항이 있는 해녀 민텔에서만 가능한 점이 아쉽긴 하다.
연도로의 접근은 오로지 이른 오전 늦은 오후에 여수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해 방문객들로서는 상당히 애매 모모 한 일정이 나오곤 한다. 여수나 근거리에서는 오전 일찍 들어와 오후 배로 나가면 되겠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오후 배로 들어와 이른 오전 배로 나가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연도라는 섬을 제대로 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이른 오전과 늦은 오후 사이에 한 번의 배 시간이 존재한다면... 그것도 힘들면 금오도까지라도 일단 갈수 있는 배라도 존재한다면...소리도는 지금보다는 더 많은 사람이 방문할 수 있는 섬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수항에서 소리도까지는 금오도와 안도를 거쳐 가는 여정으로 거리상은 얼마 안되지만 2시간 가까이 걸리는 여정으로...
소리도로의 방문객 유입이 다른 금오열도 섬에 비해 적은 이유는 오로지 접근성 문제다.
이쁜 소리도 등대와 친절한 주민분들 그리고 멋드러진 소룡단이 있는 소리도...
금오도와 안도를 지나 느릿 느릿 배는 소리도로 향한다
2시간의 항해끝에 소리도에...
선착장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소리도의 하이라이트인 덕포마을로 향한다.
안도 동고지 마을과 함께 명품마을을 이루고 있는 소리도 덕포마을...
지금은 13가구가 머무는 조그마한 마을...외지에서 소리도가 좋아서 들어오신 분들과 소리도가 고향이신 분들...그리고 별장처럼 가끔 오가는 분들...덕포마을은 동고지마을처럼 한가하고 고요하고...
마을 앞에는 파도소리가 잘들릴법한 몽돌해변이 있으며...
덕포명품마을
덕포몽돌해변
몽돌해변을 지나면 소리도의 아이콘 소리도등대가 나타난다. 남해의 길을 안내해주는 중요한 역활을 하고 있는 소리도 등대 그리고 소리도의 랜드마크 소룡단
덕포명품마을
마을중앙에는 마르지 않는 우믈터가 있어...사람들이 모여 살기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는 덕포마을...
겨울에도 춥지 않고 여름에도 과하게 덥지 않고...또한 태양열을 이용해 전기를 공급하기에 전기요금도 저렴하고...그래서 은퇴하신 분들이 이곳을 찾는지도
내가 도착한 날도 한 아저씨는 은퇴하시고 한달살이하러 덕포마을로 오셨다. 10년전 와보고 마음에 들어 은퇴하시고 조용히 잠시 있을 생각에 덕포 마을을 찾으셨다고...
세월이 느껴지는 소리도의 바위들...
시간...세월...
소리도 등대...
보물이 잠겨 있다는 쌍굴...믿거나 말거나...ㅎㅎ
이제 그놈의 등짝을 거닐어 본다.
소룡단
용의 꼬리라고는 하나 나에게는 악어의 등짝으로 보이는 소룡단...
소룡단
복잡하고 어질어질한 지형
놈을 깨워 볼까...하는 생각이 든다.
너 악어냐 아님 용이냐 물어 보게...ㅎㅎ
소리도의 랜드마크 소룡단...
소룡단 뒤로 해는 사라지고...
붉은 레드문 딸기 달이 휘엉청 솓아 오른다.
아침까지 소룡단 주변에서 조업을 하시고 계신 어부님들...만선하셨기를....
소룡단 쌍굴...저 안쪽으로 들어가볼 날이 있을까..보물을 찾으러...ㅎㅎ
연도항
소리도 마을...
여남초등학교 연도분교
소리도의 유일한 식당 해녀민텔...백반이 기가막히다는 이야기만 들었지 먹어본적은 없다. 다음 기회에...ㅎㅎ
접근성만 좋아 진다면 분명 소리도는 금오열도에서 아니 여수에서 매력적인 섬으로서의 잠재력이 있는 섬이다. 주민분들도 친절하시며, 또한 명확한 랜드마크가 존재하고, 해녀민텔같은 맛집도 존재한다.
다만 접근성은 쉽게 풀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어려운 문제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지척에 두고도 거닐 수 없었던 소리도가
보라도리님 감각으로 드디어 문을 열었습니다.
빈 집의 공허 속에서도 출렁이게 하는 묘한 감동이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 하는데요.
그래도 용의 꼬리는 우리가 그림이나 모형으로만 보았잖아요.
그러니까 그곳에 점잖게 누어계신 분은
소리도를 지키고 계신 용인지 몰라요 ㅎ ㅎ
그 너른 바다를 다독이며
숱한 불멸의 밤을 지새우던 등대도
이제는 외딴 섬에 도착한 훈풍을 감지할 시간입니다
귀한 풍경과 글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즐겁게 지내세요^^
보라도리님의 댓글의 댓글
보라도리 작성일댓글이 항상 깊어 감탄할 따름입니다. 타고나신 문장가의 풍모가 느껴집니다. 소룡단이 용이겠지요...ㅎㅎ...저한테만 악아로 그리 보이니 큰일입니다...한번 깨워서 물어보고 싶어도 큰일 날까봐 살금살금 뛰어보다가 왔네요..ㅋ....조은주말 조은저녁 아름다운 시간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조만간 서고지 갈 일이 생길듯 하네요...이쁘게 보고 오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