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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불어오면

페이지 정보

작성자 오아시스 조회 228회 작성일 24-06-20 08:46

본문

태풍이 불어오면

흙과 바람이 만나서

우리의 삶은 익어간다


햇볕의 그림자 따라 곱게 빗어서 논두렁을 만들고

반듯한 틀에 심어도 웃자란 피는

뽑히지 않고 살아내느라

 언저리에 맴돌고 주인 행세를 한다

유유히 삶을 즐기는 논둑은

방천이 부풀러 오르는 줄 모르고

찰방거리는 물빛에 비실거리며

바람의 방향에 따라

철딱서니 없는

 어린 새싹들만 나풀거린다


어둠이 발아래서 질척거려도

둑이 터져서 물이 턱밑까지 차올라도

"자연의 태풍은 강해도 삼일을 못 가고

인생의 태풍은 모질어도 삼 년을 못 간다"


머슴살이 삼 년에 한 마지기 흰쌀밥이

곡간에 쌓이고

허리띠 졸라맨 어미의 손바닥은 쩍쩍 갈라지고 

헤갈을 기다리는 단비는 속절없고

누렇게 뜬 잎사귀마다

흑점이 늘어나고

줄기가 휘어지더니 관절이 꺾이는 통증은 흰나비를 불러온다

빈 농사꾼의 손에는

속절없이 유채꽃만 나풀거린다


허허로움이 노을빛에 타들어가고

먹구름 사이로 쌍무지개가 뜨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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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딸들에게 물려주신 논은

엄마의 삶이 그대로 녹아든 곳이었다

평상시에는 말씀이 없으시다가

치매증세가 나오면 

젊은날 고생했던 이야기

자식들 배부르게 먹이려고 

논 장만해가는 이야기에서

 신명난 엄마의 목소리는

딸들은 엄마의 논을 지킬수밖에없다

논을 갈아엎고 유채꽃을 심어놓았다

여수시에서 배수로가 없어도 되는곳에

책상머리 행정을 펼쳤다

딸들에 이야기는 피어나는데


'자네는 좋겄네'


*좋은날 아버지께서 '자네는 좋겄네'

엄마에게  늘 하셨던 말씀이다

맛있는것을 먹어도

딸들이 고향집을가도

손녀가 찾아가도 ,...





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왁자했던 숨결이 흐려져가는 농토에

노란 유채꽃 만개가 쓸쓸하게 하네요.

그래서 고향의 숲은 덜 아프라고 

그리도 울창해져서 

빈 자리를 지우고 있었나 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오늘도 행복하세요 ~^^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자네는 좋것네"에

아버님께서도 좋으시다는 마음이 함께이겠지요.

배수로 덕분에 길에서 내려오는 빗물로 인해 논에 복새(빗물에 떠내려온 모래)가 덜 덮이고 좋겠구만요 뭘.

막내라서 더 새록 새록 부모님 생각 나겠네요.

따님들에게 논도 나눠 주시고

부모님 멋쟁이셨습니다. 그려.


외출 나온 병아리들 행여나 

큰 닭들이 해꼬지 할까 봐 

눈 부릅뜨고 지키는 엄마닭의 마음도

사람과 다를게 없어보입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미리님 내가 키우는 닭도 올려놨으니 비교해 보시죠.^^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 작성일

저 병아리는 꿩 병아리 (꺼벙이)아닌가요?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의 댓글

향기 작성일

미리님네 병아리도 잘 자라고있고

요산요수님네 병아라도 잘 자라고 있네요~^^

올 여름 병들지 않고 잘 자라길바랄께요~^^

다른것은 다 잘 먹는데 꼬꼬 닭발은 좀 먹기 거시기해서

잘 먹지는 않습니다~ ㅎㅎ

저 녀석들은 응가를 밟고 다녀서요~ㅋ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부모님의 마음이 헤아려지는 시입니다

굶주림에도 자식들을 생각하는 마음에 논마지기 만들어

기어이 물려주시고 배 부르다 하시는 부모님

참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향기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한 번씩 태풍이 불어대면 밭 둑도 무너지고

밭에 있던 작물들도 쓸려 내려가고 ~농부의 

마음은 타 들어 가는데 이 또한 시간이 지나면

무너졌던 방축도 고치고 쓰러진 작물들도 다시 세우도

또 그렇게 지나가듯이 우리네 인생도 한 번씩 예고 없는 태풍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닥쳐오지만 또한 세월이 약이라했던가?

또 추켜 세우면서 살아가는거 같아요~

"자네는 좋것네"~라는 아버지의 말씀이 자네도 좋으니 나 또한 좋다는 의미겠지요~^^

한 낮의 기온이 33도를 웃도는 더운 날이 었지만 건강 조심 하시고

저녁 시간도 행복하시길요~^^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바닷가 사람들 여름되면 최고 무서운게 태풍이지요.

올여름도 무탈하게 지나가야 할텐데 열심히 기도해야겠어요.

한참 잘 자라는 고추도 문제고..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의 댓글

향기 작성일

특히 우리 고향에는 태풍이 심하게 오면 안되지요~

고추농사도 잘 되었네요~오이도 잘 자라고 있고요~

요즘 같은 더운 날에는 된장에 고추찍어서 먹는게 최고지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아니, 요수님은

고추 농사도 지으세요?

세상에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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