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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여름날(2)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개 조회 252회 작성일 24-04-09 12:12

본문


어느 여름날(1) 트라우마의 끈질긴 괴롭힘에서 벗어 나고 있을 때이다

2023년 연말에 남편은 몇 번의 술자리가 있었다

술을 좋아 하는것도 자주 마시는것도 아니지만, 사람을 좋아 하는 남편은 몇 번의 모임 자리에서 술을 마셨다.

크리스마스에 마신 술을 이기지 못한 남편을 보고 출근을 했다가

퇴근해서 남편의 얼굴을 본 순간 너무 당황하여 말이 나오지 않았다

 

온 몸이 부어 다른 사람이 되어 있는 남편를 보는 순간 잔소리를 쏟아내고 있었다

지금 자기 몸이 어떤 상태인지 보이지 않느냐!’

이렇게 심하게 부어 있으면 병원엘 가서 해독 수액을 맞던지 해결책을 찾아야 하지 않았느냐!’

사람이 왜 이리 무모 하냐는 둥 짜증을 내다 주말인 관계로

응급실 가서 수액을 좀 맞자고 해도 남편은 듣는둥 마는둥 이다.

월요일에 동내 병원가서 진료를 받겠다는 남편의 답변을 듣고 그날 일은 종료가 되었다.

 

남편은 동내 병원에서 2주동안 약을 복용 했는데도 상태가 호전되질 않고 시름시름 앓기 시작 했다. 남편의 상태가 점점 악화 되는 것 같아 휴무 날 남편 진료을 따라가 선생님께 남편의 상태가 이만저만 걱정이 아니란 말씀을 드리며 종합병원 의뢰부탁을 드렸다.

 

선생님은 복부 초음파를 한번 해보자고 하시더니 간 초음파도 권장하셨다

초음파 결과를 보신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삼성의료원 암센타에 연결을 해주시며 갑상선중독증과 복수와 간암 이상소견이 보인다고 하셨다.

 

종합병원에서 사전 예약 없이 검사 받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모르고 시작한 검사가 아침부터 시작하여 저녁 7시까지 물 한 방울 입에 대지 못한 긴 기다림에 지쳐 가고 있었다. 2~3일 하고 나니 생사람 잡는다고 멀쩡한 사람도 쓰러질 판인데 환자인 남편은 얼마나 힘 들었을가 싶다.

 

검사 6일 째 되던날 내일이면 검사 결과가 나오는 날 인데

퇴근을 해서 남편을 보니 남편이 호흡곤란과 함께 열이 나며 설사를 한다고 했다.

늦은 시간이지만 응급실로 가보자고 했으나 남편은 조금만 더 상황을 보며 기다려 보자고 하며 잠이 들었다. 새벽 1시쯤에 남편을 살펴 보니

남편은 호흡곤란으로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었다.

 

다시 119를 불렀다.

다행이 삼성의료원이 10분 거리에 있다

응급실에 들어 서자 마자 남편의 진료 기록을 보며 일사천리로 치료가 긴급하게 이루어 지고 있었다.

 

 남편 코에는 산소줄이 손에는 수액줄이 소변줄이 한순간 무슨 일인가 싶다

남편은 10년전에 심장 이상소견으로 심장박동기로 생명을 연장하고 있는 심장병 환자인데

2년전 심정지 이후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을 받았다.(삽입형 제세동기는 돌연 심장사망을 예방하는 시술)

남편의 병명은 심장에 큰 무리가 와서 심장부종, 갑상선중독증, 폐부종, 신장염증, 간염증, 전립선염증, 복수, 고열, 설사. 성인병...

먹먹한 가슴을 부여 잡고 응급실 한켠에서 의식 없는 남편을 바라 본다.

 

이제 심폐소생술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나 싶었는데, 모든 장기에 염증으로 복수까지 찼다고 하니 믿어 지지가 않았다.

 

이 또한 지나 가리

 

의식 없는 남편을 바라보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기도 밖에 없었다.

딱딱한 의자에 앉아서 기도하다 허리가 끊어질 듯 통증이 오면 응급실 화장실 복도를 오가며 아픈 허리를 잡고 기도하다 보니 날이 밝아 오고 있었다.

여러 가지 처치로 남편은 의식도 돌아 오고 호흡도 조금 편해 진 것 같으나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있었다. 음식을 넘기지 못하는 남편 곁에서 목구멍으로 음식이 넘어 가질 않았다.

 

며칠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고 퇴원을 하고 외래로 다니며 치료 받기를 3개월이 지나고 있다.

발병 며칠 사이에 10키로 감량이 되더니 걷기도 힘들어 하는 남편을 보며

그래도 살아줘서 고맙고 살아 나서 감사했다.

 

꽃천지인 봄을 바라보며

남편과 반려견 밤비와 함께 산책을 다녀왔다.

신선한 봄바람이 고맙고 낙화되어 휘날리는 꽃잎에도 감사의 눈물이 어린다.

고난의 광야에서 모래바람을 맞을 때

가족과 다정한 친구들과 따뜻한 이웃이 있어 감사했다.

선한 영향력은 생명을 잉태한다.

그 순결하고 고귀하고 빛나는 일에 함께 동행하는 삶이 되길 바래본다.

 

댓글목록

향기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온통 꽃천지인 봄 날에 우리 안개님 남편분이 많이 아프시군요~토닥토닥~

요즘에는 의술과 약들이 좋아서 의산 선생님 말씀에 잘 따르면 좋아지실겁니다~

아픈분도 힘들지만 옆에서 간호하는 안개님이 더 힘들거에요~보호자로써 식사도 잘 챙겨드셔야 

남편분도 간호 할수있으니 힘내세요~

저도 언니가 1년 넘게 아픔을 지켜보면서 많이 힘들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 후 3년쯤 또 두살아래인 시누이가 아파서 서울대 병원을 오가며 힘든시간을 보냈었네요~

이 달보다 다음 달에는 남편분 건강이 더 좋아지길 기도할께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화창한 봄날에 무거운 내용을 올려서 죄송합니다.^^

이젠 어느 정도 회복기에 접어 들어서

가볍게 봄나들이 다녀 왔어요.

정말 감사해요.

향기언니에게도 아픔이 있었지요.

잘 극복하셔서 다행입니다.

언니를 향한 그리움이 크시겠지만 

잘 보듬어 넘어가시길 바랍니다.

화창한 봄날에 홧팅하세요.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의 댓글

향기 작성일

화창한 봄 날 가볍게 산책도

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따스한 햇볕도 회복기에는

도움이 될거에요~^^

두분 환하게 웃으시라고 수선화

보냅니다~^^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두송이의 수선화가 아름답습니다.

감사합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에구...참...뭐라고 해야할지 

너무 안타까워서 말이 떠오르지 않네요.

그동안 안개님 너무 고생하셨는데

봄 산책을 다녀오셨다니 천만다행입니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

꼭 만나시길 응원합니다♡

언니도 건강 조심하세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상처가 별이 되어

또 누군가의 아픔에 위로가 된다는 말이 있더라구요.

이만하기 천만 다행이며 감사하고 있어요.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대합니다.

우리 모두 건강 합시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나라가 어지러워지면 훌륭한 장수가 생각나고

집안이 어렵고 몸이 아프면 어진아내가 생각난다."

중국고서에 있는 만고불변의 명언이지요. 

안개님 부군께선 어진아내를 만난 복을 누리신다 하겠습니다.

해피엔딩이네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우리 인생의 반짝이는 순간은 

고난으로 부터 온다고 합니다.

해피엔딩이여서 감사입니다.

응원고맙니다.^^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애구~~

그래서 홈방문을 한동안 못하셨군요.

이 또한 지나가리~

공감 합니다.

울 남편도 지금 서울분당에 입원중

양쪽 다리 인공관절 수술 후  재활치료중이네요

보호자가 함께 있지 못해 고향지키고 있네요.

이번 주말에 퇴원

안개님 힘내시고

빠른 회복 기도하겠습니다.

화이팅^~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울친구님이 무릎수술 했네요~

빠른 쾌유를 위해 기도하며

재활치료가 잘 되어 

훨훨 날아 다니길 바랍니다.

솔향채님 함께 하지 못 한 마음 

많이 불편하겠네요.

요즘 통합의료 서비스가 좋더라구요

잘 해 낼거예요.

화이팅입니다.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힘내세요~~

옆에지키고 있는 보호자분들이 

건강해야 견뎌나갈수있어요

건강이 첫번째 소중하다는것을 알면서도

건강할때는 느슨해지는것이 사람에 마음이구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오아시스님 감사해요^^

건강할때 건강을 챙겨야 하는데

건강할땐 아무 생각 없이 사네용. ㅎ ㅎ

울 시스님도 언제나 밝게 사랑스럽게 건강하게 지내세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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