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자유게시판

본 홈페이지는 1996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금오도ㆍ금오열도 홈페이지입니다. 본 홈페이지에 있는 모든 게시판에 로그인 없이 누구든지 자유롭게 글을 올리실 수 있습니다. 사진은 100장, 동영상은 100MW 까지 가능합니다.


어느 여름날(1)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안개 조회 274회 작성일 24-04-05 11:13

본문

“119!!!”

심폐소생술!!!”

 

다급하지만 단호하게 소리치며 남편 곁으로 다가가 엎어져 있는 남편을 똑바로 눕히니 남편은 이미 청색증으로 얼굴과 발, 손에 푸르고 검은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었다.

심폐소생술을 하나,,, 정신 없이 하면서 남동생이 연결한 119와 영상 통화를 하며 119의 지시에 따라 심폐소생술을 했다.

 

찬물수건!!!

다리주물러!!!

 

주변의 형제자매들에게 소리치니 우르르 달려들어 다리를 주물르고 있다.

 

정신차려!!!

정신줄 놓으면 안돼!!!

수야, 수영을 생각을 해!!!

 

마음 약한 둘째언니는 하얗게 질려 울고 있었고 남자들은 겁에 질려 베란다 쪽에 나가 상황을 보고 있었다.

119가 오는 동안 펜션 주인이 오셨는데 그분이 의용소방서 대원이라고 하시며 도와줄까 물어 보시 길래 그럼 빨리 와서 도와 달라고요청을 했다

 

골드타임 4분이 넘어가고 있다.

6~7분에 119가 도착하여 준비하고 전기충격을 시도 했지만

남편은 반응이 없다

다시 시도 했지만 축 쳐진 남편은 반응을 보여주지 않아

119대원들이 차에 가서 장비를 더 챙겨 오셨다.

 

그리고 다시 주변 정리를 하시며

환자에게서 떨어 지세요

119 대원의 지시에 남편의 손발을 붙잡고 있던 우리들은 모두 물러나 119 대원을 지켜 보았다. “ 하나, , , 충격!!!”

우리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남편은 미동 없이 누워 있었다.

반응 없는 남편을 처치하던 대원의 손이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119 대원 분들도 순간 당황 한 듯 하였으나 손발을 빠르게 움직이며

네 번, 다섯 번 의 전기 충격으로 남편의 의식를 깨워 주셨다. 남편은 깊은 숨을 토해나며 반응을 보이기 시작 했다.

신속하게 정리를 하고 119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을 하는데, 경찰차 2대가 길을 내어 주고 119 2대가 출동하여 가족이 나눠 타고 빠르게 이송할 수 있었다.

 

 

퇴근 했던 의료진이 남편 때문에 다시 병원으로 돌아와 남편을 케어 해주시고 모든 검사 절차가 끝나는 시간이 새벽 2시쯤 되었다.

담당의사는 우리를 불러 모니터 앞에 앉혀 놓고

 

ct 영상을 보여주며 여긴 심장인데 아무 이상이 없지요~”

여긴 머리인데 아무 이상이 없어요

문선생이 심정지가 맞는지 확인하는 시간이 길었습니다. 119의 초기대응 기록지를 여러번 확인했습니다. 결과는 심정지가 맞습니다

그런데 현재는 전혀 이상이 없습니다

우리가 할 일은 모두 했으니 서울 큰병원으로 가서 심장 수술을 하시면 됩니다

 

남편은 여수 병원 중환자실에서 2일 더 안정을 취한 후 만약을 (심정지가 한번 오면 정상으로 되돌아 와도 재발생 할 수 있음) 대비하여 119에 간호사를 동승하고 재세동기를 부착한 후 서울 큰병원으로 이송하여 수술을 받게 되었다.

남편은 심정지 이후, 후유증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으나 잘 견디며 이겨 나가고 있을 때

119 초기대응 처치를 하셨던 대원께서 전화를 주셔서 남편의 안부를 물어 보셨다.

 

수술도 잘 되었고 이젠 안심해도 된다고 말씀을 드렸으나 그 뒤에 또 한 번 연락이 와서 확인을 하셨다.

문선생님 같은 경우 식물인간이나 편마비이거나 거동이 불편할 상황일 것이라고 하시며 걱정을 많이 해주신 고마운 분이시다.

 

 

20217294

남편에게 사고가 일어나기 3시간 전

우리가족은 여수에서 모임이 있어 kts를 타고 여수에 도착했다

코로나로 친정 엄마 뵌 지가 오래 이다 보니 펜션을 빌려 12일 얼굴이나 보자고 했다.

 

오빠네 정비공장에서 1차 모여 펜션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우리 부부가 먼저 도착하여 마른 목을 축이고 있는데

동생들과 엄마가 도착 하는 소리가 들렸다.

차 소리를 들은 남편이 먼저 문을 열고 나서는데 갑자기 엄마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비명 소리에 마시던 물컵을 내려 놓고 나가보니

 

엄마는 대형자동차 정비공장 도크에 낙상하여 몸부림 치고 있었다.

옴짝 달싹도 하지 못하는 엄마를 보며 119를 불렀다

119 대원들의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하는 엄마를 보며 떨리는 가슴이 좀처럼 진정이 되지 않아 뜨거운 7월의 땡볕에 서성거리고 있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 봤어도

차에서 내릴 때 천천히만 걸어 왔어도

정말 애통하여 가슴이 저리고 아파왔다.

 

두어 시간이 지나 엄마는 다섯군데 골절로 (허리, 골반,엉치와 손목 발목뼈 )수술을 위해 입원을 하셨다.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는 것 같았다

이게 무슨 일이란 말인가

골절로 인한 통증으로 얼마나 고통 스러우실까? ’

수술은 견뎌내실 수 있으실까?’

 

가슴을 쓸어 내리고 또 쓸어 내려도 답답함이 내려 가질 않았다.

엄마는 수술은 잘 되어도 워낙 연세가 많으시고 지병도 있으시고

잘 드시지 못하여서 회복 가능이 어려우실 것 같다는 통보를 의료진으로부터 듣고

온갖 후회로 가슴을 치고 또 쳐보지만 명치끝 통증은 좀처럼 가라 않질 않았다.

 

하지만 이 또한 어쩌리

순리대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자 맘을 먹고 펜션으로 이동했다

코로나로 먹을 곳이 마땅찮아 식구들 먹을 음식을 올케한테 맞춰서 펜션에 도착하여 차에서 펜션으로 옮겨야 했다

식구들이 모두 나와 한 가지씩 펜션으로 옮기는데 갑자기 남편의 비명소리가 들려서 돌아보니 남편이 쓰러지고 있었다.

 

   <epilogue>

엠블런스기사님: 밴츠1234, 밴츠1234, 꼭, 그라고 싶소! 

지금 상황이 안보이요~

앵간하면 좀 비켜 주시요~


bmw5678, bmw5678, 그라고 살지 맙시다!

정 그라시면 우리가 비켜 갈라요~

앵앵앵, 쉴새없이 울리며 고속도로를 달리는 앰블런스 앞을 가로막는 차들에게

기사님께서 하시는 안내 방송입니다.



댓글목록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가슴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어 내려갔네요

안개언니

우짜쓰까요~~~잉

실화는 아니죠?

얼마나 놀라고 힘들었을까요?

오후에도 파이하셔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시스님^^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지나간 날을 담담하니 표현 하는걸 보니

어느 정도 상처가 치유 된 듯 하네요.

화사한 사월이 너무나 빛나고

아름답네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그해 여름 겪으신 사연은

읽는 내내 호흡을 힘들게 합니다.

장모님 낙상에 너무 놀라신 걸까요

우환도 한꺼번에 온다더니...

마지막 엠블러스 기사님 안내방송

너무 우퍼요

다행히 이미 지난 일이라

이렇게 꺼내본 거지요?

예전 힘들 때 울 엄마가 하신 말씀,

"언젠가 오늘을 이야기하며 웃을날  있니라..."가 떠올라요.

그 힘든 고비들 잘 견디고 

여기에 무사히 도착해 주신 안개님 

감사합니다 ~♡

늘 평안하시길 응원해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앰블런스 기사님안내 방송을 

멍때리며 듣고 있었어요.

아무일 없이 어서 병원에 도착해서

남편의 담당의를 만나야

남편이 살 것이란 생각 뿐이 였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고속도로위 그때 그상황이 떠오르며 기사님 안내방송이 귓가를 때립니다.

본토 여수 말을 겁나게 살갑게 하시는

기사님 말투에

자다가도 일어나 박장대소를 합니다.

남편이 입원해 있을때

아무 감정없이 기사님 얘기를 해주었더니

힘 없는 남편도 웃었어요.

예~~ 우린 이렇게 웃고 삽니다.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울 안개님~~~그런 일이 있으셨군요~^^

친청엄마도 그나마 다행이시고 남편분도 대처를 잘해서

너무 다행입니다~^^

119분들이 너무 감사하네요~

울 동창도 119근무하다가 정년퇴임 했는데 다음모임때는 

그동안 수고많았다고 말해주고 싶네요~

안개님~이제는 좋은 일만 많아지길 기도할께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친정엄마

다시 살 가망이 없다고 하셨는데

너무나 감사 하게도 건강하게 저를 위해 기도하시는 기도의 동역자가 되셨답니다.

염려와 걱정과 기도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언니에겐 늘 좋은 향기가 납니다.

감사합니다.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재세동기까지는 알았었지만

세밀한 내용이 이렇게 긴박했었군요

불행중 다행이라는 옛 어른들 말씀이 맞네요.감사 감사입니다.

안개님 건강도 챙기며 지내요.

그 전화로 2번이나 확인하신 고마운  그 119 담당자분 성함이 궁금하네요.

우리 모두 건강합시다.


그리고 구급차 기사님 

그리 살지 맙시다~~

방송 ㅎㅎ 웃고 말았네요.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감사하게도 심폐소생술을 도와 주셨던 펜션 주인은 119대원의 추천으로 큰상을 받았다고 하시드라구요.

남편의 건강이 완전 회복되면

여수에가서 인사 할려구요.

위급한 상황일때

참 좋은분들을 많이 만났네요

지나고 보니 모두 좋은분들 덕이 더라구요.

도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려요.^^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읽으면서 너무 리얼하고 생동감 있어 무슨 의학드라마 시나리오를 맡아 쓰신게 아닌가 싶었는데

미리님 댓글보니 직접 부닥뜨린 가정사로군요..힘을 내십시오. 사람이 세상 살다보면 어려움이 있게마련

지혜롭게 잘 극복하시어 행복한 삶을 맞이하시길 바랍니다.

안개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저에게만 있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세상 살아가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이지요.

위기때

지혜로 대처하는 능력이 있었으면 하는 

바램과 

위기는 또 다른 기회가 된다는 점 

감사로  마음전환의 자세를 가져 봅니다.

COPYRIGHT Ⓒ 금오열도. ALL RIGHTS RESERVED.
Designed by 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