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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바구 이야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요산요수 조회 350회 작성일 24-04-03 00:3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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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떼가 모여들던 고향바다.. 앞이 노랑바구와 청성머들... 


비렁길 4코스에서 심포마을에 다다르다 보면 마을 깊숙이 들어오는 포구 중간지점에 밖으로 돌출돼 나온 산이 바로 커다란 거북머리를 닮은 노랑바구다.

노랑바구는 일종고지와 함께 포구 좌. 우를 맡아 서남풍이 몰고 오는 거센 파도로부터 마을을 지켜주는 자연 방파제로 수호신 같은 존재다. 과거 가구수 170호에 이르는 대부락일 때, 아니 그 이전부터 마을 사람들이 가장 의지하고 사랑했던 곳이 바로 노랑바구와 청성머들이라 할수있다. 마을사람들이 궁핍과 가난으로 허기가 지면 그곳으로 달려가 단백질과 칼슘을 보충했다.

노래미와 볼락 꺽조구 용치부터 고둥, 꾸적, 홍합, 고대미, 굴, 파래, 김, 미역, 톳, 청각 같은 각종 해조류까지 풍성한 반찬거리를 가까이서 무상으로 내어주던 어머니같은 존재로 늘 그자리에 있었다. 심포 아이들이 대나무첨대를 들고 가서 낚시에 첫 입문하던 곳이 노랑바구였고, 청성머들에서 자맥질하여 궁핍한 살림살이에 보탰다. 

나도 국민학교2학년 때  할아버지 따라 노랑바구를 다니며 고기 낚는 법을 배웠다. 그때는 지금과 달리 물속에 바닷몰(모자반)과 톳 미역이 풍성했고, 그 해조류 속에 서식하는 노래미도 많아 그 사이로 헤엄쳐 노니는 모습까지 훤히 보일정도였다. 거기서 톳노래미를 낚아 끼니때 반찬으로도 쓰고 학교 도시락 반찬으로도 많이 싸갔다. 창자만 내어 소금 뿌려 잉그락불에 구워 반찬그릇에 눌러 담으면 국물이 흐를 염려가 없고, 밥에 향긋한 노래미냄새가 배어 맛이 좋았다. 

노랑바구 중간지점에 바위밑으로 파도가 드나들면서 고래숨소리가 나는 곳이 있는데 그곳 움푹한 틈새서  뽀드락지(배도라치)가 잘 물었다. 구우면 꼼장어처럼 육질이 희고 쫀득해 어린애들 침 흘리는데 직빵이라 해서 자주 첨대를 담갔었다. 


무엇보다 노랑바구 역사의 백미는 봄철 몰려드는 숭어를  넓은 그물로 떠서 잡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숭어는 우슬포 연안에서 어린모치 쌀몽어로 겨울을 나고 봄철 몸집이 커진 숭어 떼의 거대한 무리가 장지해안을 거쳐 일종고지를 돌아 금오도 북쪽끝단 용머리까지 진출한다. 거기서 한무리가 떨어져 나와 망산에서 흘러내린 민물약수 냄새에 이끌려 심포내만으로 들어오는데 5,6월이면 노랑바구,청성머들 ,웃가람 그 일대 바다를 뒤덮다시피 했다.

이를 놓칠세라 이때부터 숭어들이가 시작되는데, 바다가 잘 내려다 보이는 노랑바구 비랑 높은 곳 돌을 쌓아 만든 망대 위에 어로장이 앉아있고. 바다에는 배 4척 이서 밑에 그물을 넓게 깔아놓고 그 위로 숭어 떼가 지나가길 기다렸다. 사람들이 발동선 2척과 뎃마 두척에 나눠 타고 그물 한쪽 끝을 맡아 비랑 위 어로장의 신호를 기다린다. 이윽고 바닷물이 감청색으로 변하고 몰려드는 숭어 떼를 간파한 어로장이 '시작해라' 큰소리와 함께 배 4척이서 신속하게 밧줄을 잡아당기기 시작한다. 

잠시 뒤 그물 안에 팔뚝만한 숭어 떼가 물을 튀기며 이리뛰고 저리뛰고 실로 장관을 연출했다. 많이 잡을 때면 발동선에 싣고 여수로 향하고 일부는 마을에서 소비했다. 그때  노랑바구서 잡은 봄 숭어는 통통하면서 기름이 올라 회맛도 일품이지만 무우를 숭숭썰어 끓인 매운탕맛도 그만이었다. 보리타작때 자주 먹었던 숭어찜  반찬은 지금도 군침이 돌게하는 노랑바구 맛이다. 

어릴 적 봄 노랑바구에서 낚시하며 자주 구경하던 숭어잡이 장면과 함께 일을 마무리하면 노를 저어 다가와 몇 마리씩 던져주던 포근한 인심까지.. 기억속에 살아있다.  

지금도 봄철이면 숭어 떼가 그렇게 몰려오는지 모르지만  삼치와 갈치를 원 없이 잡던 일종고지 앞 정치망과 함께 노랑바구 숭어들이도 역사 속에 묻힌지 오래다. 

늘 엄마의 미소처럼 포근하게 맞아주던 노랑바구는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그 자리에 있어 고향 금오도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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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노랑바구라는 제목을 보고 깜놀했습니다.

사진을 보는 순간 어~ 내가 생각했던 곳이 아니더군요

실은 우리 마을에도 노랑바구가 있거든요.


한편의 단편소설을 읽었습니다.

맛깔스럽게 상세히 나열되어 그 시절이 저절로

파노라처럼 상상의 나래를 펴 직접 체험한 것처럼~~

참으로 풍성한 먹을거리를 끝없이 내어 주는 

노랑바구였네요.


우리마을 노랑바구는 어디냐 하면?

우학리 방파제  바로 넘어가 노랑바구입니다.

산위로해서 조금만 돌아가면 

젊은 날 물이 많이 빠지는 날  이면  미역, 톳, 물캇.뿔소라, 우렁생이, 전복.비말, 군소, 해삼, 멍게, 고재비, 밤생이, 홍합, 군봇등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을 한바구니 가득 잡았는데

지금은 톳, 미역 외에는 찾아보기 힘든 해산물이네요.


재미있게 잘 읽고 추억도 생각났습니다.

감사합니다.

해피데이하세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솔향채 선배님의 

노랑바구 이야기도 듣고 싶습니다

언제 시간 나실 때 풀어주세요~♡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과거 어려웠던 시절 

심포나 우학리의 노랑바구들은 좋은일 많이 했던것 같네요.ㅎ

2년전까지만 해도 주말되면 우학리 방파제로 볼락 학꽁치 갈치 낚으러 자주 다녔어요.

그 너머 노랑바구도 구경하고...

이승자님 자주 올려주신 고향소식 기쁘게 잘 경청하고 있답니다.

직접 댓글표현은 못했어도 맘속으론 늘 구독 좋아요 추천 꾹 누루고 나오지요.^^

늘 편안하세요.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반가운 지명이 올라왔습니다.

외가가 노랑바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어서 그 곳은 울 엄니의 어린 시절 삶이 깃든 곳이었을겁니다.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외가지만 어려선 엄니 심부름으로 작은 다리를 쉴 새 없이 움직여 무서움에 떨며 공둥산을 지나면 내리막 급경사에 수 없이 미끄러지고 그나마 따순기미 인적에 진정되고는 바로 어두컴컴 굴 위를 지나 노랑바구 초입 솔 사잇길을 벗어나면 심포가 보일 때쯤 다스랑에서 도채비가 굴렸다는 밭 가운데 커다란 비랑이 혹시 나를 덮칠까봐 종종거리며 달리고 돌아올 땐 그 산길이 너무 무서워 심포 몰랑을 채서 밧징개로 안골로 돌아오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머리는 희게 새고

키도 어린 시절로 돌아가듯 줄어드는 느낌입니다.

엄니 따라 파래 뜯으러 갔던 노랑바구의 전설 잘 읽고 회상하고 갑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미리님 어머님이 심포분이시면 미리님 절반은 심포사람이라 봐야지요.

그래선지 십수년 전부터 미리(미리내)님 글 볼때면 따뜻하고 여동생 마냥 친근하게 느껴지더군요.^^

따순기미 공동묘지서부터 이야기하신 따순기미 사연들은 나도 들었거나 경험했기에 언제 글로 정리해 내 보겠습니다.

못동에서 어린시절을 보내 공둥산에서 흘러내린 약수물 많이 마셨을텐데 벌써 머리가 희다니요.

나 역시 공둥산 흐르는 따순기미 약수를 자주마셔 그런지 머리만큼은 아직 흑발 그대로 유지해 있답니다.

늘 건강관리 잘하시고 평안하세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제가 노랑바구에 남겨둔 추억을 다시 만난 것처럼

너무 다정하게 와닿아서 읽고 또 읽었습니다.

요산요수님 계시니 든든합니다.

벌써부터 다음 이야기가 기다려지네요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고 

건강 또 건강하세요~^^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금오도에서 바다와 접해있는 해안선은 심포가 가징 길 겁니다

그만큼 얘깃거리도 많겠는데 나는 풀어내는데 역부족이네요.

애린님이 심포에서 나셨더라면 참 좋았겠다 싶어요.

왜냐믄 남자 아아들은 갯가에서 고작 낚시나 하고 굴맹이나 잡는정도지만

여자애들은 조개도 파고 고둥 꾸적 파래 고대미 홍합따기 등등 갯일 많이 했거든요.

그만큼 그와 관련 사연들도 많을거 아녜요? 특히 애린님 글 재주라면...

암튼 기대에 부응해 봐야겠지요.ㅎㅎ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요산요수님 풀어내신데 역부족이라고 하믄

어떤분이 술술 풀린다 하겠는지요.

저는 마음으로 마음을 보는 버릇 때문에

가끔 다운되어요.....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칭찬에는 부지깽이도 춤춘다 했듯

언제나 좋게 보아주려 애쓰시는 애린님 

기분은 좋으면서도 스스로를 보면

아득히 님에 미칠수 없음을..

얼마전 공명님쓰신 매봉이야기 글만 해도

그런 명품글은 내 도제히 쓸수 없음을 절감합니다.

좋은밤 되어요.^^


<span class="guest">콩심이</span>님의 댓글

콩심이 작성일

고향소식 듣고 싶어 잠시 들렸습니다.

그 옛날 어린시절 추억을 가슴에 담아 

풀어주시는 고향을 사랑하시는 분들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잠시 어린날의 추억이 바다 냄새와 

함께 밀려왔습니다.

요산요수님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방문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제 글에 대해 좋은 평을 주시니 무슨 선물이라도 드라고 싶군요.

고향도 지금은 외지인 뒤섞여 60가구 정도로 쪼그라져 있는데다

분위기도 예전만 못해 마음에서 멀어지릭 해요.

그래도 마음을 가다듬고 금오홈처럼 사랑해야겠지요.

안개님의 댓글

안개 작성일

노랑바구와 청승머들의 풍요로 

주린배를 잔득 채운 느낌입니다

바다에서 건진 

모든것이 그리운 시간입니다.

아름다운글

인생의 풍요를 더 해 주신 글 감명 깊게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출향해서 고향생각하면 맨먼저 떠오르는것이 어릴적 먹던 맛이더군요.

객지에서 그와 같은걸 먹어도 토옹 그맛을 느낄수 없었어요.

그래서 고향맛에 대한 갈증이 그리움에 뒤섞여 견디기 어려울때도 많았지요.

제글에 좋은글 남겨주셔 감사합니다.

예쁘신데다 고운마음씨 글솜씨까지 두루갖추신 안개님 대할때면

전생에 좋은일 많이 하신것 같다 싶군요. 그래서 안개님 팬이 됐어요.ㅎ

<span class="guest">안개</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안개 작성일


'고래도 칭찬에는 춤을 춘다고 하죠'

고향 금오홈에서 태어나 

훌륭한 금오 작가님들께 배우고 있는 

병아리를 칭찬 해주시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안개 팬이 생겨 넘 기쁩니다.

고맙습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 과공은 비례라 했지요.

안개님 또한 저자로써 에세이에 많은글을 올리신 한 분..

고향홈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시는 분으로

홈지기님이 가장 의지하고 기대하는 한 분일걸로 봅니다.^^

기분이 좋네요. ㅎ

<span class="guest">홈지기</span>님의 댓글의 댓글

홈지기 작성일

저는 요산요수님 미리님 안개님 감나무님 향기님 오아시스님 솔향채님 산벚나무님 공명님 콩심이님 금오지기님  .....

똑같이 기대하고 의지합니다  ㅎㅎ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아- ㅎㅎ,,홈지기님 오셨군요. 저도 홈지기님을 비롯 고향홈을 빚내주시는 모든분들 두루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또한 많은 분들이 참여하여 고향홈이 더욱 빛났으면 좋겠어요..역량있는 분들이 많아 가능하리라 봅니다. 방문 감사합니다.ㅎ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노랑바구에서 낚은 톳노래미를 잉그락불에 구워서 밥 한숫갈떠서

그 위에 올려서 먹는맛~얼마나 맛있었을까요?

군침이 도네요~요산소수님 동네 노랑바구도 있었고 우학리 방파제 넘어

해안길따라서 끝에 있는 노랑바구 두 군데였군요~ㅎ

독서굴 가는길 많이 다녔네요~달래캐러 쑥 뜯으러 떡조개캐러 톳 뜯으러 파래뜯으러~

잉그락불에 울 아부지가 잡아오신 갈치구워 먹던 생각에 꿈 속에서도 노래미 뽈락 등등

구워먹는 꿈 꿀거 같습니다~^^

<span class="guest">요산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산요수 작성일

다른 톳노래미도 그렇지만 노랑바구 톳노래미맛은 3.4.5월이 최고지요.

그 맛이 봄도다리는 소문만 났지 톳노래미맛에 훨 못미쳐요.

그 맛이 생각나 얼마전 고향 노랑바구에 갔드랬죠.

낚시도 하고 갯것도 좀 하고 겸사겸사...

역시 많이 없더군요,

아래 갯것 해온 사진은 내 특별히 향기님한테만 보여주는거여요.^^



 작긴해도 가의 자란 톳노래미들인거죠. 배말하고 군봇도 좀 땄어요.^^

<span class="guest">삐진 사람</span>님의 댓글의 댓글

삐진 사람 작성일

조오기 뽈락 같이 생긴거가 싱키지도 않고 버젓이 중앙에 있구마는 톳노래미 예찬만 하시고

아무리 삘따구가 시긴 하지만 뽈락도 굵은 소금 뿌려 잉그락불에 끄무그만 얼매나 고소하고 맛난디 뽈락 삐지가꼬 안 물리면 어쩌실라고 ?

글고라 사진이 댓글보다 먼저 뵈기불구마는

향기님만 보라 하시기 있기 

없기요?


<span class="guest">요상요수</span>님의 댓글의 댓글

요상요수 작성일

아~ 글씨... 가운데 까시달린 개볼락 말씸인거 같은디요.  머시냐 허믄

원래 고건 안낚으락 했드만 지가 와서 확 물어분거 아니거쏘.

그래도 살리줄라고 봉께 낚수를 창시까지 꿀떡 삼키분거..

억지로 뺄라봉께 지가 알어서 죽어부립디다. 

사진찍을때는 잘 싱키놔야 쓰겄고마....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의 댓글

향기 작성일

와~~우~~감사해요~^^

어릴적에 뽈락하고 갈치만 꾸어주어서

먹었는데 노랑바구 톳놀래미는 못먹어봤네요~^^

3,4,5월 이 최고 맛있다고 하셨으니

요래 보여주신것도 감사하지만

나중에 가셔서 많이 잡으시걸랑

웃녁으로 던져 주셔요~ㅎ

배말하고 군봇도 잡으셨군요

재미낫겠네요~^^

요산소수님이  잡아오신 톳놀래미

보여주셨으니  강릉경포대 벚꽃보러 왔드만 요것만 피었네요~

<span class="guest">향기</span>님의 댓글

향기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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