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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면에서 왔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애린 조회 342회 작성일 24-01-29 00:08

본문

나는 남면에서 왔소~~ 



5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영등포구청역에서 내리고,

다시 2호선을 갈아타고 가다가

대림역에서 내리고,

다시 7호선을 갈아타고 가다가

강남구청역에서 내리고

다시 500여 미터 걸어서

십오회 친구 아들 결혼식을 보고난 후


점심을 배부르게 먹고 친구들과 카페에서 

여자 친구들 여행 일정과 장소를 의논하고 있는데

한 친구는 1박 2일 렌터카를 협찬하겠다고 했고

한 친구는 우리는 금오도에서 살았기 때문에

어지간히 좋은 여행지가 아니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에 동의하며 2시간 동안 이어진

정다운 수다는 막이 내리고

 

다시 강남구청역에서 수인선을 타고 가다가 

청량리역에서 내리고,

역사를 빠져나온 후 

계단을 걸어 내려와

다시 1호선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

동묘역에 내려 

역 근처에서 진행하는

초등 삼십팔회 친구 아들 결혼식을 보고

또 배부르게 저녁을 먹고난 후

간단히 맥주나 한잔하자고 찾아 나선 호프집,


모퉁이를 휘어 돌자

한눈에 봐도 정다운 포장마차가 있었다.


포장마차는 두 곳 중 한 곳은 거의 만원,

나머지 한 곳은 우리가 앉을 수 있을 만큼 

좌석이 남아 있다는 걸 발견했다.


그곳에는 약간 나이 드신 분들이 

한쪽 자리에서 재미난 말씀을 나누고 계셨고


우린 방금 먹고 온 음식이 뷔페였던 걸 

까맣게 잊고 다양한 안주를 주문하자

한 친구는 누가 그걸 다 먹냐 했고

한 친구는 안주는 나오는 데로 

다 먹게 되어 있다고 해서

우린 깔깔대며 스르륵 고향말이 풀렸는데 

주인아저씨 가까이 오셔서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다.


안도라면 못 알아 들으실까 봐


"여수 인데요~"


"어쩐지 말투가   ~

나는 남면이 고향이요~"


순간 띠옹~!


"남면 어디신데요?"


"심포인데요~"


"어머나~저는 여남중 십오회인데요~"


"어머나~그럼 우리 한참 후배네~잉~"


"어머나~반갑습니다~"


"어머나~저기 앉아 있는 사람들

다 내 친구들인데 4회네~ㅎㅎ"


"어머나~나는 직포 살았네~"


"세상에~나는 학동~"


우리의 대화는

자꾸 두 눈이 동그래지는 내용만 반복~


나는 평소 알고 있는 4회 선배님 

두 분 성함을 말씀드리니

까마득한 후배가 어떻게 아냐는 것이다.

그렇게 대화는 깊어지다가


나는 선배님들께 즐거운 시간 보내시라고 했고

선배님들은 우리에게 서울 하늘 아래서

고향 사람을 만나게 돼서 너무 반갑다고 했다.


한 선배님은 여남중학교 동문 밴드가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가르쳐 주신다고 하셨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그곳은

내가 자주 하트를 날리는 곳이었다.ㅎㅎ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그 포장마차 주인은 

얼마 전 하늘 품에 안긴 

내 친구 매형이셨고

한 번도 뵌 적 없던 내 친구 누님을 

그곳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스치고 스친 그 많은 사람들이

알지도 못한 채 살다가

우연히 어느 한자리에 만나는

이 신비로운 인연의 소실점을

우린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아무래도 오늘은

고향 분들을 만나기 위해

그 먼 길을 돌아오게 되었나 보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참으로 대단한 장소의 일점입니다.
어제 하루 그 많은 일정을 소화하고 그 많은 장소를거쳐
한 순간 한 장소에서
흘러간 일점을 되집어 끌어 왔다니!
남면이랑께~
ㅋㅋ 심포 직포 학동이래요.
순간 얼마나 반갑고 놀라웠을까요
그래서 사람은 죄짖고 살면 안됀데요.
언젠가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만나게 되어 있으니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되자!
가 내 인생 신조입니다. ㅎㅎ
멋진 하루 맞이해봐요~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맞아요
그 소중한 마음가짐 잃지 말라고
시시때때로 놀라운 일들이 생기나 봅니다
노화가 급속히 진행되다가
얼음 땡 하는 친구가 몇 있는데 ㅎㅎ
선배님들은 참 멋지게 나이 드시고 계시데요
날씨가 많이 풀려 다행입니다
감나무님 희망찬 한 주 열어가세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타고
타고
또 타고
여수만 나가서
고향분 만나면 그냥 좋은데
서울에서 만났으니 얼마나 반가울지
전라도 사투리만 들어도 반가운데

포장마차가 어느새 동문회장이 되었건네요.
얼마나 반가울지 상상이 되네요
상세한 지하철 노선
난 제일어려운게 지하철 노선인데
겁나서 혼자는 못 다닐듯

시골뜨기라 몇년만에 한번 탈까 말까하는 정도라~~

이 새벽 애린님과 간만에 함께 지하철 타고 다니느라
숨이 차네요ㅎㅎ
좀 천천히 걸어요~~^^

지하철 투어 잘 했습니다.
멋진 날 되세요 ^~^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저는 혼자 가면 집중해서 잘 찾아가는데
꼭 누구랑 함께 가면 누구랑 같이 헤맵니다.
각 호선 양쪽 종점과 갈 방향만 찾으면 참 쉬운데
수인선 같은 경우는 역사를 새로 지어
다른 지하철과 차별 있을 걸로 생각하며
수인선 타지 말까 생각했는데
우리 친구가 자기 동네 방향이라고
1호선 타는 데까지
대려다 준다 하고선 맨날
지하철과 친하다고 해서
아주 잘 아는 줄 알았는데
수인선 타는 동안 저보다 헤매는 걸 보면서
둘이서 한참 웃었습니다. ㅎㅎ
솔향채님 명절 준비 바쁘시겠네요
늘 해피입니다~♡

<span class="guest">미리내</span>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아이갸~\아이갸~~|
겁나게 반가벗것소 잉
심포 보데 머릿개 4회 선배님들이면
명경지수성님이랑 창공오라버니 칭구들이것네요잉.
서울서도 그리 반가분디
난 베트남 하노이랑 하롱베이서 만나불고
내 친구는 한 달전 라오스서 만나붓답디다.
세상사 원수지고 살지는 말아야것습디다.
돈도 띠묵고 내빼지도 말고
어디서 부닥쳐도 반가븐 인생으로 살아븝시다.

누구는 성님이라허고
누구는 오라버니라 했다고 삐지시기 없습니다.
누구는 친구 성님이시고
누구는 내 오라버닝게로다가~~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와우~해외에서 까지~ㅎㅎ
푸른 창공님이 요즘 너무 뜸하셔서
공명님과 명경지수님만 생각났어요 ㅎㅎ
심포 선배님 동묘역 부근
포장마차 다 운영하고 계시던데
가까우면 자주 갈 수 있는데
너무 멀어 아쉬웠어요 ㅎㅎ

날씨가 참 좋네요
오후 시간도 즐겁게 보내세요~♡

dalmuri님의 댓글

dalmuri 작성일

새치처럼
숱한 사람들의 언어속에서
유독 우리네만이 감지하는 사투리ᆢ

더듬이처럼
금새 찾게되어 두리번 거리곤 하는데
하두 세상이 험악해져서
그 또한 고향사람이라 무작정 반기지 못하고
눈치 보며 접근하는 행태가 안타깝기도 합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의 댓글

애린 작성일

저도 주위에 그런 분
심심치 않게 만나긴 하는데요
저는 고향을 너무 밝혀서 탈인 것 같아요
언젠가는 우리 고향 얘기했다가
서울 토박이같이 생겨가지고
듣도 보도 못한 섬 얘기한다고 ㅎㅎ
그러다가
그 섬에 너무 가고 싶어 하지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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