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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피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나무 조회 307회 작성일 24-01-17 13:25

본문

코피가 났다

그냥 났다

꿀꺽 꿀꺽  뜻뜨미지근한 액체가 목줄기를 타고 넘어간다

생각해 본다

이게 뭘까?

눈을 뜨고 불을 켜 폰을 뒤져본다

떠날 준비는 다 됐다고 큰 소리치면서도

그래도 마음은 덜컥 무거워지나보다

건조하면 콧속이 메말라 모세혈관이 터질 수 있단다

가습기를 찾아 머리 맡에 두고 다시 잠을 청한다

코피는 필살기도 되고 부러움도 된다

1년전 아들과 적응기에 접어들어 트러블이 생겼는데

1주일 연속 코피가났다

순간 번개가 쳤다

"아들, 엄마 코피, 뇌출혈이 아니어서 다행이야!"

아들왈 "엄마 협박하는 거예요? "하며 화해 무드로 접어들었었다.

초등학교 때의 코피가 다시 찾아 온 듯

내 어렸을 때 나는 코피를 달고 살았었다

아침에 일어나 "엄마 나 코피!"

잠자다가도 코피를 이불에 쏟았다.

코핀지 아닌지 볼상스러워 미룰 수 없어

한겨울 엄동설한에 울엄마 솜이불 빨래시키는 불효녀이기도하다

ㅋㅋ

그래도 코피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네

언니들은 내가 코피를 안고 사니 

특별 우대를 받는다 부러워하며

"나도 코피 좀 났으면 좋겠다" 했고

시험 때가 되면 그냥 코피가 났을뿐인데

친구의 부러움을 샀다.

"나도 친구처럼 코피 터지게 공부 좀 해봤으면 "했다나?

엄청 열공으로 오인했던.

시험 때가 되면 친구와 나는 항상 함께 공부를 했다

친구가 우리집엘 오든 내가 친구집엘 가든

격자 창호지 밖으로 휘엉청 달빛이 환하게 비추이고

우리는 한권의 전과를 사이에 두고 도란도란 머리 맞대며

문제 풀이도, 낱말의 뜻도, 반댓 말, 비슷한 말,

문단 나누기 ㅋㅋ

책, 공책 읽어 보고

지금 생각해 봐도 참 좋은 시절이었지요

부모님은 표준전과 한 권 던져주고

공부해라 말아라가 없었지요.

그저 우리가 하고싶으면 하고 아니면 안하고

그런 우린데 공부와 코피는 전혀 무관이지만

그래도 머리띠 질끈 묶고 공부하는 사람보다

코피 터지게 공부하는 사람이 더 장땡인 듯?

행복했던 그 시절이 또 다시 아른거리네요.

호롱불 아래서 머리 맡대고 쫑알거리던 시절!











댓글목록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신체중에 약한 부분부터 곧 반응이 오더라구요
전 스트레스가 넘친다 하면 ,
장염증세가 와서 고생을 한답니다
한마디로 벤뎅이 속알딱지 인것이 분명하다고
저 스스로에게 인정을 했습니다
오후에도 좋은시간 되셔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장염증세
나의 무기 코피 보단 못하지만
그도 좋겠어요
한 번씩 찾아와
쫘악 쫘악 내보내면 속도 몸도 기분도 상쾌할 듯
그 큰 두눈이 쏘옥 들어가 더 크고 깊어질 듯
더 예뻐지고
더 날씬 해지고
나만의 생각일까요?
나의 과거력은 그랬었는뎅~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공부도 그렇게 몰입해서 한 적 없고
일도 너무 무리하게 한 적 없다고 생각했는데
몸에 이상 반응이 오고
그게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걸 알고부터
특히 좋지 않은 생각 속으로는
안 들어가려고 노력해요

코피는...
다른 원인은 잘 모르겠는데요
코 후비다가 코피 터진 적 있고
남자 애 코 때려서 코피 터뜨린 적은 있는데
감나무 언니 코피는 좀 걱정이 돼요
언니 몸과 마음 많이 아껴주시고
예전 가볍게 넘긴 코피 전력 지우시고
병원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요즘 아들이 가르쳐준 영어 게임
연습하다가 너무 좋아서 어제 결제했어요.
틈틈이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30분 정도 하는데
이러다가 영어 박사 되겠어요 ㅎㅎ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애린님
염려 감사요.
종합병원 갔더니 콧 속 모세혈관 파열이라 간단 처치 받았어염.
너무 건강하여 무수리 대접만 받다가
가끔씩 요렇게?
걱정도 받으니 기분 짱입니다.
ㅋㅋ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코피 나게 공부해 본적이 없답니다.
늘 하교 후 각자에게 정해진 일 하고 숙제도 채 못하고 피곤하여 잠들고
또 아침 일찍 일어나 오빠들은 동물 데려 나가 풀어 놓고 꼴 한 망태 베다 놓고 학교 가고 난 방. 마루 닦고 마당 쓴 후 밥해 두고 밭에 지심 매시는 엄마 대신 밥상 차리고 학생 수대로 도시락 싸서 학교 가기 바빴으니까요.
과학쌤 늘 손에 암기장 들고 외우며 등교하는 지 교문에서 지키고 확인하시고
참 힘든 세월이었는데 난 코피는 안 나더군요.
우유나 라면 먹으면 쫘악 거리긴 합니당 ^^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미리님 완전 살림 밑천이었네요.
그옛날 드라마에서 많이 봐왔던
그러니 지금도 그렇게 알뜰살뜰 삶을 잘 꾸려나가지요.

한가지 진리
인생 길게 보면
나쁘기만 한 것도
좋기만 한 것도 없다.
좋은게 나쁘고 나쁜게 좋은 것이다.
내가 어떻게 받아 들이고 해석하느냐에 달렸다.
미리님
오늘도 화이팅 입니다.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그 어떤 분이 보신다면
본인 말 도용했다고 하겠지만,
희로애락은 정해진 사이즈 없이
다양하게 오고 가며 느끼면서,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이해하는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그렇다고 현재의 제 생활이
완전하다고, 자신만만한 건 아니지만
돌이켜보면 지금보다
나은 날도 없었던 것 같아요.

이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
그게 공평한 잣대로 잰 말인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게 뭔지...
게으른 나의 핑계는 아닌지...

감나무님 말씀에 귀 기울이다가
문득 깨달았습니다.

미리내 언니
미처 알지 못한
그 작은 체구가 견뎌낸 시간이
오늘의 미리내 언니구나...
감동합니다.
참 멋지고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이십니다.

모든 분
어제보다 더 행복한 밤 보내세요 ♡

<span class="guest">미리</span>님의 댓글

미리 작성일

ㅎㅎ
우리도 농한기에는 오빠들이랑 만화 잔뜩 빌려다 놓고 밤새 보기도 하고
민화투도 하고 데리라고 쌀 한줌씩 모아서 친구들이랑 밥해먹고 놀며 보자기 뒤집어 쓰고 역할 놀이도 하였지요.
농사는 많고 바쁘신 부모님 만큼이나 일찍 철든 우리 형제 자매들은 열심히 살았기에 시내에서 상급학교를 다닐 수 있었던거지요.
그 당시 농사 많은 집 자녀들은 대부분 그랬을겁니다.
따로 일꾼을 살 수 있는 부자는 많지 않았으니까요.
감나무네 빼고요 ^^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오랫만에 들어보는 표준전과
ㅎㅎ 나는 동아전과~
친구는 표준전과
시험때면 바꿔가면서 읽었던 전과
그것도 언니들이 썼던거 물려받아

어릴때는 코피도 자주 터져 쑥 뜯어비벼 콧구멍에 쑤셔박아
주시던 엄마
그땐 몰랐습니다.
쑥이 지혈 효과가 있다는것을요

감나무님의 코피땜시
잊고지냈던 나에겐 큰 코피사건이 떠오릅니다.
아들 초등학교 5학년생 쯤으로기억되는 어느 주일 날
교회를 가야하는데 아들이 콧구멍을 심하게 후볐는지
코피가터지기 시작 30분이 되어도 지혈이 안되 예배시간이 다 되어가고 큰 수건으로 코를 막고 교회를 갔는데 수건이 흥건해질때쯤에 멈췄는데
병원에 가자니 뱃시간도 안되고 주일이라 나가기도 애메하고 수건으로 막고 많은 코피를 쏟고서야 멈춘 적이있는데
지금도 생각이 또렸이 나네요
피 하면 겁부터 나는 우리의 본능

감나무님
어린시절 글 잘 읽었네요
덕분에 어린시절도 잠시 소환해보고~
멋진 날 되세요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크~
맞아요
코피가 나면 쑥 꾹꾹 누른 후
콧 속에 비잉비잉 돌려가며 넣었었지요.
그럴라치면 코가 바가지처럼 방방 부풀어 오르고 콧피 언제났느냐는 듯 멀쩡해져서 헤헤 거렸었지요.
그때 그쑥향 진짜 찐하게 퍼져 나왔었는데
지혈 효과도 있었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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