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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소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감나무 조회 522회 작성일 23-12-25 05:09

본문

올해는 화이트크리스마스!

창밖으로 흰눈이 내리고 있다.

그 옛날 크리스마스 시즌이되면

우리는 그저 막연히 도회지를 동경했다.

라디오나 흑백TV에서는 연신 캐롤송을 틀어주며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흥을 북돋았다.

우리 마을엔 교회도 없고 성당도 없다.

단지 학교에서 배운 캐롤송 몇곡만 있을뿐이다. 옆동네는 예수님탄생일이라며  교회에서 계란도 삶아서 나눠주고 사탕도 나눠준다는데 우리동네는 너무나  조용하다. 은근 부러워하며 언니와 난 뜨끈한 아랫목을 방패삼아 뒹굴거리며 캐롤송과 겨울동요를 반복해서 끝도 없이 불러본다. 도회지 아이들이 향유하는 문화 혜택을 언제쯤이나 누려볼수 있을까를 기다리며. 다행인 것은 우리나라 주택구조가 오픈형이라는 것이다. 얇은 한지 한장을 사이에 두고 방안에서는 아이들이 겨울송을 부르고 밖에서는 겨울바람이 쌩쌩  맞장구를 친다. 문사이 문풍지도 붕붕 덩달아  신난다.

조부모님들은 우리가 옆에서 시끄럽게 떠들고 노래 부르는 것을 묵인해 주셨다. 

지금처럼 내가 내방에서 내 하고 싶은 것을 하는데도 보이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이웃 때문에 신경 써서 하지 못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고등학교를 다니기  위해 처음 전남광주에 왔을 때 제일 숨막히는 것이 소리였다.

너무나 그리운 소리

주야를 막론하고 들려주는 파도소리, 졸졸 시냇물소리, 감나무 휘어지는 바람소리,맴맴 매미 소리, 개구리 소리, 가축 소리, 식구들의 도란도란 이야기 소리

 어렸을 때부터 도시에서 자란 큰언니는 항상 금지 소리를 말한다  

목소리를 낮춰야한다 

사뿐사뿐 걸어라

문은 조심조심 여닫아라

인간의 소리흔적을 줄이라는 것이다.

그중에서 제일 답답했던 것은 감나무 그네의 동요송을 못한다는 것이다.

 고향의 소리는 지금도 여전히  제일 축복 받은 것 중의 하나! 

고향의 소리가 그립다.








댓글목록

<span class="guest">미리내</span>님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오전에 일찍 일하신 일꾼이나
오후 2시간 일하신 일꾼이나
일당은 같답니다.^^

도시에선 산에서조차 큰 소리를 못 지르지요

야~~호
이 소리 해 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납니다.
행복한 날 보내소서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미리내님 우리 이렇게 살다
우리의 소리가 완전 탈색되는 건 아닐까요?
요즘은 TV, 컴퓨터, 노트북, 핸드폰도 모두 이어폰을 사용해야만 문화인이며
하물며 뮤지컬 관람도 '시체관람이'란게 유행한답니다.
소리 죽이기! 놀이

<span class="guest">미리내</span>님의 댓글의 댓글

미리내 작성일

어젯밤에 카이가 백작역을 맡은 몬테크리스트백작 뮤지컬을 TV에 방영해서 숨죽이며 다 보고 잤네요.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 보며 소근 대고 행복해 하던 때가 언제였는지.
우리 친정집이 외딴 산 몰랑이었어도
난 큰 소리보단 속삭임이 더 귀에 맞나봐요
도시에선
우린 소릴 자제하게 하면서
주변 찻 소리등 소음은 또 얼마나 크게 들리는지 ....
그래서 시골서 살고 싶냐고요?


이젠 도시에 너무 익숙해져서
한달살이만 하고 싶어요 ^^

<span class="guest">남사</span>님의 댓글

남사 작성일

고향의 소리!
정말 그리운 소리지요
지금은 미디어가 많아지고 도시의 소음과
다양한 악기들이 많아지고
장비들이 발달을 해서 다양한 소리들이 개발되고 담아지고 있지요
하지만 고향에서 들어본 자연의 소리와
비견될만한 소리는 없는 거 같아요
그 속에서 우리들이 내는 소리도 자연 속에 참으로 잘 어우러졌지요
잊고 있었던 고향의 소리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고향의 소리는 마음의 울림이지요.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자연의 소리도
사람의 소리도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정말 몇 되지 않는 소리였기에
더 집중했던 걸까요.
글을 읽는데 백열등 같은 그리움이
물씬 풍겨나요.
어떤 날에는
TV는 저 혼자 떠들고
저마다 듣고 싶은 소리를 찾아
이어폰을 터널 속에 들어가 있습니다
혹시 대화라도 할라치면
두 번 세 번 반복해야 하지요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지고
그게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내가 듣고 싶은 소리를
맘껏 듣는다는 점에서 긍정하게 됩니다.
이러다 어느 시대에 이르면
잃어버린 소리를 발굴하고
연구할 날이 오지 않을까 생각되어요
바야흐로 백색소음시대가 되었습니다.

실감 나게 표현해 주신 글 덕분에
저도 고향집에 다녀왔네요
감사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입니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고향집 다녀왔다니 부럽습니다.
애린님의 시간과 여유
고향의 소리는 조화로운 하모니입니다.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어우러짐이지요.
우리는 어느덧 그 분위기에 묶인
하나의 운명공동체가 되어버렸네요.

<span class="guest">솔향채</span>님의 댓글

솔향채 작성일

도회지는 자연의 소리는 온데 간데없고
시끄러운 자동차소리, 귀에 이어폰끼고 듣는 휴대폰에 소리

고향은 그래도 아직은 적막을 깨는 참새소리, 까치사랑나누리는 소리, 스잔한 겨울 바람소리, 개짖는소리, 달걀가져가라는 꼬꼬대소리, 먹을걸 찾아다니는 까마귀때 소리, 각종 새소리에 귀는 청아한 소리가 한데 어우러지는
아침에는 나뭇가지에 까치 한쌍이 서로를 바라보며 애정을 구애하는 모습이 이뻐 사진 찍을려다 창문 여는 소리에 놀라 날아가버는 안타까움에 아쉬움이 남아 기다려 보았지만 다시 돌아오지 않아 그 모습 카메라에 담아 고향소식에 올려야지 했는데 ~~~

한해 한해가 지날수록 고향 생각은 더 깊어 질 분들을 위해
그냥 스쳐지나기가 아쉬움으로 남지 않도록 ~ 하겠습니다
메리크리스마스 입니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고향의 다정한 까치 부부도 혹독한 겨울나기가 시작 되었겠네요.
우리 옥상에는 키우다만 야채들을 새들이 뜯어 먹어 만신창이가 되었더라구요. 새들이 얼마나 먹을게 없으면 이런 야채를 뜯을까 싶으니 안타까웠어요. 환경이 변화되어 갈수록 추위와 더위가 심해 지는데 잘 버텨주겠지요? 그래서 지저귀는 새들의 노랫소리는 여전히 우리 주위를 맴돌겠지요.
즐거운 연말 보내세요.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문풍지 소리~~~
흙내음이 몹시도 그리운 소리였습니다
바람이 많은 고향지요
공등산 몬당을 넘으면 샛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기 시작하면
볼때기리를 때리는 바람은 안 맞아본사람은 모를것입니다
아마도 그때 볼맛사지는 확실하게 된듯해요
아프면 볼살들이 빠진다는데~~~? 시스는 전혀 안 빠져여ㅎ
붕붕~~~~쌩쌩~~~~
고향의 소리가 그립습니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그랬었지요
공등산 억센 바람 무섭게 불었었지요
하지만 더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며 산등성이 올라선 순간 확 불어오는 그 바람 얼마나 반갑고 시원했던지요.
오늘 하루도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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