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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 나들이의 추억을 써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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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아시스 조회 426회 작성일 23-12-23 00:09

본문

부모님의 삶이 녹아 있고

나를 지탱해 주었던

끈이 고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금오도에서 유일하게 외딴 육지섬이

 모하동마을이다

산비탈 밭뙤기마다 고구마를심고,보리를 심었다

보리타작이 끝나면 논에 물을 가두고 모내기철로

코흘리게 손이라도 필요한 농번기의 정점이다

비라도 한번 오고나면 풀들은 

어찌나! 잘 크는지 야속할뿐이다

품앗이로 김을 매는 아낙네들의 젖가슴을 땀띠로 물들여도

자식들을 배불리 먹일수 있다는 희망은 

손가락 마디마다 휘어지고 

허리펼날이 없는 삶이라도 청춘을 풀어놓게 했다

1반(조피동)ㆍ2반ㆍ3반ㆍ4반ㆍ5반(사장골).6반(연화동)

7반(느진목)ㆍ8반(어드미)

200호가 넘는 가구에 그 당시에는 한집에 기본으로

육남매 이상이었다

보리밥을 해도 가마솥에 김이 모락모락 

넘쳐 나게 했고

고구마를 삶아도 한 양푼으로 

배고픔을 채우기에는 늘 부족했다

부산의 방직공장으로 큰언니 또래 친구틀은 떠나고

동생들 뒷바라지에 상급학교 진학은 

꿈도 꾸지못하는 현실에도 맏이라서 그런가보다

형제의 일이니 당연하다고 받아들였다

명절날 멋쟁로 변신해서 오는 모습에 

부러움 가득한 시선은 미지의 세계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농사가 생업인 마을은

빈 집들이 하나 둘 늘어나더니

시선을 두는곳마다 묵정밭이 되어버렸다

숲이 우거져 내려오는 속도는

마을 통째로 삼켜버릴듯 

울창한 숲의 파도를 일으킨다

'발자국 소리를 들의며  열매를 맺는다'고

뚝 끈어진 인적은

그리움만 남긴채

고향집은 멀어져가려고 한다


겨울은 기억을 써내려간다

어디쯤 피어있을 들꽃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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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pan class="guest">애린</span>님의 댓글

애린 작성일

아...
저 환한 그리움의 조각들을
어떻게 지울 수 있나요.
손때 묻은 저 오랜 흔적들을
어떻게 잊을 수 있나요.
저 질긴 자연의 의지 앞에서
어떻게 견뎌낼 수 있나요.
섬 속에 섬, 그 영화는
도대체 어디로 떠가고 있나요.
너무 안타까워서
눈을 뗄 수가 없네요
다시 돌려놓기에는
우리 너무 먼 곳에 있나 봐요
힘내요 시스~~♡

<span class="guest">남사</span>님의 댓글

남사 작성일

고향의 추억과 현재의 모습과 심정을
너무나 잘 느낄 수 있는 명글이네요.

숲이 우거져 내러오는 속도...
정말 현재의 모습을 잘 표현하였다 생각이 드네요.
고향의 모습은 변해도 그 오래전
기억들이 여전히 우리의 뇌리에 남아
현재의 모습을 보면 과거의 모습이
그대로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추억이 만들어낸
세뇌같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span class="guest">아리찬</span>님의 댓글

아리찬 작성일

금오도에서 유일하게
바다를 끼지 않은 자연 부락이
모하였었지요.
그리고 저수지가 둘 씩이나 있는 곡창지대였고요.
주 1회 그 마을을 지나 출장 다닐 때가 있었지요
공둥산 고개참에 헐떡이는 가슴을 진정시키려고 서면 엄청난 동태 바람이
모하쪽에서 얼굴을 채찍하는 듯 아프게 스치다가도 잿피동 저수지쯤 가면 마음도 몸도 수변 식물과 시냇물 졸졸 흐르는 소리에 평화를 찾았었는데
지금은 많이들 본향으로 떠나시고
인적 드문 곳으로 변해 가나 보군요.
고라니와 멧돼지 천국이 되겠군요.
아무리 사람이 안간힘을 써도
본디 자연으로의 회복은 한철이면 충분하더이다

<span class="guest">감나무</span>님의 댓글

감나무 작성일

ㅋㅋ
몇일 전에 잠깐 만나
고개 숙였다 들었더니 사라져버려 헉!이었는데
오늘에야 다시 얼굴을 내미셨군요.

고향 산천의 흐름을 알려주고 보여줘서 무척 반가웠답니다.
그때는 그랬었지요.
철없이 망아지처럼 뛰어다니기만하여
세상물정도 모르고 살았지만
그시절에는 너나할 것 없이 모두가 힘든 시대였지요.
비탈진 산기슭 밭뙤기로 일궈
열심히 일하여 배고픈 자식들 배채워주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지요.
힘들었지만 그래도 그 부모님의 지혜와 부지런함이 오늘믜 나를 만들어 주었었는데
이제 그 알토랑 같은 흔적들이 하나 둘 사라져 간다니
변화하는 세상의 흐름에 따라야만 한다는 것이 아쉽기도합니다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변해가는 고향모습을 보며
마음이 스산하다못해 애렸습니다

부모님이 계실때는 일년에 한번이라도 고향땅을 밟을수 있었지만
그리움이 겹겹히 쌓여가겠죠

*핸드폰에 모아둔 사진들 없어질것 같아 옮겨왔어요

오아시스님의 댓글

오아시스 작성일

감나무님
아우가 마음이 여유롭지 못해서 잠깐씩 밖에 못들어오고 있어요
ㅋㅋㅋ 쪼매만 기둘려 주시면
아이스크림 입에물고 고향홈 근처에서 맴돌고 있을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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