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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산

[섬산 화첩] 금오도 대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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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곽원주 기자 조회 7,578회 작성일 09-02-28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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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않은 가을과 미리 찾아온 봄을 느끼다
        향일암 일출 더불어 찾을 여수의 절경 섬산

나는 가끔 일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바닷가 언덕 작은 오두막 사립문에 기대어 갈매기 은빛 날개 위로 낙조가 물드는 모습을 바라보고 싶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야간열차에 무작정 몸을 싣는다. 항구가 있는 종착역에 도착하여 드럼통 장작불에 추위를 녹이며 여명이 밝기도 전에 아침을 여는 괭이갈매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해풍에 실려온 파도소리, 갯내음과 어우러진 따끈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그리운 추억들로 가슴을 가득 채운다.


▲ 향일암 일출./ 어부의 귀항.

전국 해맞이 명소 중 으뜸이라고 하는 여수 돌산 향일암을 찾아 일출맞이를 하고 유자향 가득한 금오도 대부산을 찾았다. 향일암(向日庵)은 서기 644년 신라 선덕여왕 13년 원효대사가 원통암이란 이름으로 창건한 암자다. 남해의 수평선에서 솟아오르는 해돋이 광경이 너무 아름다워 조선 숙종 41년(1715년) 인목대사가 향일암이라 하였다. 해안가 수직절벽 위 기암절벽 아래에 절묘하게 자리했다. 울창한 동백나무 등 아열대 식물들과 잘 조화되어 이 지역 최고의 경치를 자랑하고 있다. 낙산사의 홍연암, 남해 금산 보리암, 강화도 보문암과 함께 한국의 4대 관음기도처 중 하나다.

이른 새벽 향일암 돌계단을 오른다. 아직은 어둠이 암봉을 감싸고 있어 형태를 알아볼 수 없지만, 향일암 법당에서는 스님 독경소리가 새벽을 일깨우고 솜바지를 입은 행자승은 법당 앞 뜨락에서 간밤에 흩어진 낙엽을 쓸고 있다. 일출을 보기 위해 헤드랜턴을 켜고 계단으로 된 등로를 따라 일출촬영에 좋은 곳을 탐색하며 금오산 정상으로 오른다.

표지석이 선 정상에 오르니 얼굴을 스치는 새벽 바닷바람이 매우 차갑다. 점점 여명이 밝아오고 어부들의 통통선은 물살을 가르며 움직임이 부산해진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며 일출을 보려고 한참을 기다리던 곽영자씨(여수피아노학원 원장)는 나이 마흔이 넘어 난생 처음 보는 일출이라며 조바심을 참지 못한다.

산릉처럼 일어선 거대한 구름이 드디어 산불처럼 타오른다. 섬광을 발하는 태양은 천지창조의 그 날처럼 붉다. 희망이 없는 이들에게 희망을 주려는 듯 태양은 떠오른다. 붉은 태양이 동백꽃잎을 물들였는가. 붉은 동백꽃잎이 태양을 물들였는가. 참으로 천하제일 일출의 기관이다. 이곳 향일암 동백꽃잎 사이로 떠오른 일출이 아니고서야 어찌 이러한 무아지경의 황홀경을 볼 수 있겠는가. 매년 12월31일~1월1일에는 향일암 일출제가 열려 관광객들이 전국 각지에서 몰려들어 장사진을 이룬다고 한다.


▲ 함구미 어촌./ 암릉에서 바라본 천관산.

숲터널과 절경 조망처 적절히 조화

9시20분 돌산 신기 선착장에서 승용차에 탄 채 금오도행 여객선에 올랐고, 30분 뒤 금오도 여천 마을 선착장에 도착했다. 여수여객터미널에서는 1시간이 훨씬 더 걸린다.
금오도는 여수시 남면에 속한 섬으로, 여수만 남서쪽에 있다. 금오열도는 안도를 비롯해 연도, 소리도, 화태도, 대두라도, 소두라도, 나발도, 대소횡간도, 금오도, 연도 등 37개의 유·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섬이 자라를 닮았다 하여 금오도(金鰲島)라 하는 이 섬의 최고봉은 서쪽에 솟아 있는 대부산(382m)이다. 그밖에도 동쪽의 옥녀봉(261m)을 비롯, 200m의 산들이 대부분이지만, 너럭바위와 숲길이 조화를 이루어 감칠맛 나는 섬 산행의 묘미가 있다. 해안은 드나듦이 심하며, 곳곳에 기암들이 특이한 형상을 하고 있어 절경을 이루며, 서쪽은 반도처럼 바다로 돌출해 있다.

여천 마을 부두 근처는 작은 어촌으로 식품가게가 하나 있을 뿐이다. 남면사무소 근처로 가 남도의 인정이 넘치는 식당에서 속풀이를 하고 곧 바로 택시를 불러 함구미로 이동하였다. 이곳 우학리 선착장에서는 여수여객터미널로 직접 가는 배편이 있기 때문에 승용차는 이곳에 두고 반대편에서 산행을 시작해 넘어오기로 한 것이다.

함구미 등산로 입구엔 수많은 표지리본과 더불어 자세한 등산로 안내판이 서 있다. 함구미~대부산~문바위~칼이봉~느진목~옥녀봉~검바위(우학리쪽)까지 11.3km에 4시간30분 소요된다고 표기돼 있다. 권오철씨(미래기획 대표)는 도깨비산우회 리본을 매달며 다음부터는 그림산행 리본도 만들어 달자고 한다.

함구미는 면사무소가 있는 우학 마을 북서쪽 11km 떨어진 곳이다. 함구미에서 바다를 끼고 돌면 이 섬에 맨 처음 사람이 살았다는 두포 마을이 나오는데, 두포 마을로 가는 길은 원시상태의 식생대를 보존하려고 해안도로를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해안 경치 또한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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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n class="guest">대부산사랑</span>님의 댓글

대부산사랑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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