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금오도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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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산벚나무 조회 848회 작성일 23-05-26 08:05본문
책을 읽고 금오인으로서 갖는 서정을 말한다면 책 내용 어디에도 지나온 삶을 원망하거나 어떤 사물을 폄하하는 글귀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은 다 같이 어려운 시기를 겪고 견디며 살아 있음을 감사히 여기는 공감대가 자리하기 때문이 아닐까.
돌이켜 보면 섬이란 고립된 환경에서 인간으로 수반되는 욕망들이 육지의 탐험으로 이어지고 터전을 자리 잡기까지 녹록치 않은 삶들은 누구에게나 녹아들어 있을 거다.
고향을 등진 자신의 처지를 비관도 했고 섬 출신이란 신분의 열등감이 낮은 자존감을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그렇지만 누구보다도 드라마틱 하고 노도와 같은 시대의 흐름을 타고 열심히 살았고 부끄럼 없이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진부한 표현으로 오늘날의 풍족함을 이루어 낸 이 세대가 겪어야 했던 산업화, 민주화, 정보화 등 거대한 문명의 소용돌이를 혈혈단신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몸뚱이에 남아 있던 피와 땀과 눈물로 채우며 살아 남았으니 참으로 위대한 삶이 아니겠는가!
그 과정을 지켜 보고 들어다 보며 기록으로 남겨둔 곳이 금오홈이었다.
30여년 전 인터넷이 생소한 시절에 선구자적인 안목을 지닌 어느 한 사람이 개설했던 우리나라 최초의 고향 홈페이지 gumo.co.kr가 격동기에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 그늘에 지친 금오인들과 금오인과 같은 처지의 다른 섬사람들, 그들을 둘러쌓고 있는 인맥들, 금오도의 아름다운 산야를 찾는 전국의 탐방객들이 시간과 공간을 공유하며 그 시절을 추억 해 주고 위로 해 주었기에 오늘에 이를 수 있었을 거다.
자연에 대한 체험과 순수함이 첨가 된 문맥들과 그 곳에서 태어나고 겪어보지 못 하면 쓸 수 없는 경지의 글 들이 하드웨어에 차곡차곡 쌓여 갔을 것이다.
아리면서도 아프지만은 않은 신금을 울린 이야기의 동질성에 놀랐고 잊혀져 가던 사투리 방언들의 자연스런 소통에서도 놀랐다. 더욱 반전인 것은 자신이 격의 없이 풀어 놓은 이야기들이 30여년이 흐른 후 누가 책으로 엮어지며 세상 밖으로 나올 거라 상상이나 했겠는가!
엮음도 훌륭하지만 책 속에 살아 움직인 것 같은 그 시절의 숨소리가 지금의 숨소리로 이어지는 주옥같은 글들이 남긴 풋풋한 회상들은 가히 금상첨화라고 달리 표현 할 길이 없다.
금오열도에서의 소비 할 수 밖에 없었던 각고의 시대를 조금이라도 겪어보지 않은 이들은 이런 글을 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책 속에 수록되어 있는 실사같은 경험들은 다른 일을 하고 다른 고민을 하면서도 난해한 환경에 부딪치면 빛나는 긍정적인 마인드와 사고들은 어디서나 도출 될 수 있었고 그것을 자양분 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으리라.
금오수도가 보돌바다를 만나 망망대해로 향하듯이 금오인들이 새로운 세상을 개척해왔듯이 '금오도 에세이'가 주는 메시지는 또 다른 세상을 열어 갈 것이다.
먼 우주의 안드로메다로 가는 은하철도 구구구의 철이와 메텔처럼 '끝 없는 동심의 세계'로도 이끌어 갈 것이다.
한 시대를 나누는 금오인으로서 이 아름다운 글들을 만나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감사도 함께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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